어젯밤 일기예보에서 들었던 대로 아침부터 흐린 하늘이 계속되더니, 결국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변덕부리는 간격이 제법 짧더라고요.
빗방울이 거세졌다가 다시 가늘어졌다가 왔다갔다거리길래
외출을 앞두고 입을 옷을 고르고 신을 신발 고르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만약 결혼 전 본가에 있었다면, "패션쇼 나갈 일 있나?! 또 갈롱(?)직이고 있노!"
이렇게 아빠한테 한소리 들었을 겁니다! 하핫 ^^;; 참고로 부모님은 뼛속까지 경상도 분이시지요~
(나중에 기회될 때 경상도 사투리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ㅎㅎ)
오늘 잡힌 스케줄은 (뭔가 거창한 것 같네요 ^^;)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병원으로 가는 거지요.
미리 예약을 어제 잡아놨기에 제시간에 도착하면 되는.. 그런 일정이었답니다.
초행길이라서 N사 어플과 D사 어플을 총동원하여 대중교통 이용법을 찾고 또 찾아보았어요.
제가 길치 중에 길치인데다가 겁이 많아서 혹시나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시간에 늦으면 어쩌지?!
걱정 한 덩어리를 늘 어깨와 허리, 등에 짊어지고 사는 여자이지요.
두 번의 버스를 갈아탔지만, 다행히도 내렸던 정류장에서 다른 버스를 타면되는 단순한 루트였기에
예상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무려 한 시간 반이나 남았기에 소독약 나는 듯한 로비에서 대기하는 것보다는
점심 끼니도 해결할 겸, 근처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중에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 뉴욕핫도그 가게였어요!!
제가 다녔던 대학교에는 교양과목 전용 건물이 따로 있었어요.
약 15분 간의 쉬는시간이 생기면, 마음맞는 동기들과 우르르 달려가는 곳이 바로, 이 핫도그집이었죠.
달려갈 때 복도에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항상 1, 2등을 다퉜던 사회체육학과 학생들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합니다!
"너네는 부전공으로 우리과에 들어와도 되겠다!!"
그들과 조금 친해진 뒤 가장 처음으로 들었던 말입니다.
그 정도로 먹고자하는 우리의 집념은 대단했죠 ㅋㅋ
영원히 대학 캠퍼스를 누비고 다닐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촤르르~ 책장 넘겨지듯이 흘러갔습니다.
옛날 생각만 했다하면 대부분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됨에 뭐랄까,, 세월의 무상함과 함께
'흘러간 시간만큼 내가 어른으로 성장된 걸까?' 자문하게 됩니다.
20대 때 생각했던 30대는 뭔가를 엄청나게 이룬 뒤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는 비단 저의 생각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사람일이 다 마음먹은 대로 되면 좋으련만, 뜻대로 되는 게 쉽지않다는 것을 많이 경험하는 요즘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핫도그의 기분좋은 담백함과 말캉한 소시지 식감은 그대로였습니다.
맛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그 시절의 그리움 때문인지 저는 카운터로 가서 하나 더 주문해서 먹고 나왔습니다.
정말 바쁘게 살아오던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떠올린 대학시절 덕분에 비내리는 오늘, 기분좋은 오후를 보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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