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을 나설 때만 해도 저는 몰랐습니다. 바람이 그렇게 강하게 불어대는 걸 말이죠. 라디오에서 얼핏 듣기는 했지만, 걸을 때마다 앞뒤, 좌우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놀라 '이거 스카프라도 하고 나왔어야 하나?' 몇 발자국 걷지 못하고 후회가 쓰나미급으로 밀려왔습니다. 그치만 집에 다시 갔다오기에는 버스시간이 다되어 급포기했죠. 어쨌든 지진 이후로 자연의 무서움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봤습니다.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넣고서 최대한 고개를 숙인채로 땅바닥만을 보며 정류장까지 겨우 도착했습니다. 도착 알림판을 보니 약 7분 정도 후에 제가 기다리는 버스가 온다고 합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따뜻한 실내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마음을 다스리며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폰으로 인터넷 서칭을 하던 때였습니다!
휘리릭~ 정확히 저를 기준으로 오른편에서 길고 반짝이는 물체가 순식간에 날아오더군요. "잉? 뭐지?" 그 정체를 파악하려다가 제쪽으로 계속 날아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사실을 파악하고서는 굼뜬 몸둥아리를 최선을 다해 비틀어 간신히 피했습니다. 이를 두고 종잇장 차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너무 놀란 나머지 눈만 꿈뻑꿈뻑거리고 있으니 옆에서 같이 기다리던 아저씨 한 분이 말을 거셨어요.
"저게 뭐시길래 날라다니는교?(저것이 무엇이길래 날아다닐까요?) 거 괜찮소?!"
"네....에.."
생활불편신고 앱 화면
위로의 말한마디가 어찌 그리 고맙던지요. 마음에 안정이 되찾을 때쯤, 속에서 스물스물 분노가 차오르더라고요. 어디서 날아온건지. 잠시 본 걸로 미뤄 짐작컨대 입간판 같은 거였어요.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로 운동을 권장하는 듯한 이미지와 문구들.. 아직 버스 도착시간이 남았기에 그 물체가 뭔지 눈으로 확인을 하러 갔습니다. 역시나, 입간판이 맞았고 저에게 날아왔던 것은 지지대였어요. 쇠꼬챙이라고 볼 수 있죠.
확인하고 나니 더 소름이 끼쳤습니다. '만약, 정통으로 내가 맞았더라면?' 너무나 끔찍한거에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에 건의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만약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그 자리에 서있었으면 피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곧바로 저는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생활불편신고 앱을 콕 눌렀습니다. 처음 이용해보는 거라서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 예상되었어요. 그러나 버스 안에서 민원 넣는데 진짜 1분도 안걸렸답니다. 내용을 적을 때 터치가 조금 느리다면 더 걸릴 수는 있겠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딱 요점만 적고 바로 제출해보니 금방더라고요.
1. 먼저 생활불편신고 앱 을 설치합니다.
2. '열기' 버튼을 누르거나 또 다른 방법으로는 스마트폰 홈 창에 새로 깔리게 된 어플을 누릅니다.
3. 해당되는 유형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4. 사진첨부를 누릅니다 (동영상이라면 오른쪽).
5. 현장을 찍어놓은 게 갤러리에 자동으로 저장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사진앨범'을 선택해야죠. 여기까지 하면, 거의 절반 정도 완료된 것입니다. 별거 아니죠?
6. 생활불편신고 내용을 입력하고는 마지막으로 위치를 적어주세요. 마무리로 제출하면 끝입니다.
거의 동시에 접수되었다는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추후에 '나의민원'에 들어가면 '처리중'으로 나와있고요, 완료되었다면 '처리완료'라고 바뀝니다.
처음에는 생활불편신고 앱 설치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한번 해보지뭐'라는 생각으로 민원을 넣었는데요, 하고나니 속이 후련하고 지역사회에 약간의 일조를 한 것 같아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전화를 걸어서 얘기하는 것보다 좀 더 편리하고 번거로움이 없어서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겠네요!
※ 첨부사진에 날짜와 시각이 적혀 있는데요,
이때 시각은 사진을 찍은 시간이 자동으로 저장되어 표기된 것이랍니다.
'정보 >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말 기억해두면 센스있다는 말 들어요 (0) | 2018.05.14 |
---|---|
편백나무로 집에서도 숲속의 피톤치드를 마셔요 (0) | 2018.05.12 |
실내 미세먼지 환기 후에 맑게 유지하려면? (0) | 2018.05.01 |
전동드릴 이용해서 코코넛 열매 깨부수기 (0) | 2018.04.25 |
이것만 알면 다육식물 키우기 문제없어요 (0) | 2018.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