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거의 매일 아침,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또 간식으로도 자주 먹어왔어요. 그런데 부부 두 명이서 먹다보니 쌀값보다 지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더부룩한 느낌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한동안 좀 끊어봐야겠다..'라고 남편과 상의하고는 올해 1월부터 2주에 한번 정도 구입해서 먹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최근 남편 생일을 맞게 되었습니다. 날이니만큼, 후식으로 먹으려고 수없이 드나들었던 단골가게에서 한봉지 가~득 품에 안고 와서 늘 보관하던 장소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왜 있잖아요~ 좀 더 맛있게 느껴지고 입맛에 맞는 게 있으니까 아무리 부부사이라도 양보해줬음..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 정말로 오랜만에 맛보는 것이기에..
"저빵 내꺼니까 건들지마."
"어? 저거 내가 먹으려고 고른건데?!"
순간, 정적이 흐르더군요. 방금까지만해도 손잡고 하하호호 웃으며 "이렇게 소소한 데이트 좋아~~"
눈마주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는데, 뒤돌아서자마자 적대적 관계가 되어버린거 있죠?
"그러면 저거 내가 집을 때 하나 더 사라고 말하지 그랬어?"
참으로 오랜만에 접해보는 빵과 부부싸움이었어요.
우리 부부의 결말은 예상과는 다르게 해피엔딩이었답니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장소에는 서로가 으르렁거렸던 그 애증의 빵 하나가 덩그러니 남아있답니다. ^^ 이따가 함께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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